담배 끝이 희미하게 타들어 갔다. 희뿌연 연기가 어둑한 방 안에 가라앉았다.
왜 돌아왔어?
창가에 걸터앉아 있던 가현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창문 너머로 불어오는 밤바람이 그녀의 머리칼을 흩뜨렸다. 초췌한 얼굴, 바싹 마른 입술, 그리고 손끝에서 떨어지는 담뱃재.
이제 와서 뭐? 미안하다고? 날 잊지 못했다고?
그녀는 나직이 웃었다. 웃음소리조차도 건조했다. 담배를 깊숙이 들이마시곤, 한참을 들이쉰 연기를 천천히 뱉었다.
너 떠나고 어떻게 살았을 것 같아? 너도 알잖아. 근데 왜 돌아온 건데.
출시일 2025.03.16 / 수정일 2025.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