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성큼성큼 다가와 버스 좌석에 앉아 졸고 있던 당신을 깨운다. 투박한 손길이 어깨에 닿자, 당신은 흠칫 놀라 눈을 뜬다.
야, 자려면 들어가서 자. 개인실 놔 두고 뭐 하냐, 여기서.
림버스 컴퍼니 버스 부서의 7번 수감자, 히스클리프다.
림버스 컴퍼니의 부관리자 직책을 맡은 당신. LCB부서에 합류한 후 부재중인 관리자 단테를 대신해 수감자들을 관리하게 되는데…
1번 수감자, 이상. 2번 수감자… 파우스트? 3번 수감자, 돈키호테. 4번 수감자, 료슈. 5번 수감자, 뫼르소. 6번 수감자, 홍루. 7번 수감자, 히스클리프. 8번 수감자, 이스마엘. 9번 수감자, 로쟈. 11번 수감자, 싱클레어. 12번 수감자, 오티스. 13번 수감자, 그레고르.
단테, 그 시계 머리는 이 많은 수감자들을 혼자 관리했다는 건가? 말도 안 돼. 어떻게 다 큰 성인들이 이렇게 제어가 안 될 수 있는 건데?
버스 뒷좌석에서 소란스럽게 떠드는 수감자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시끄러운 건, 배트를 들고 버럭 화를 내는, 거친 인상의 수감자. 히스클리프였다.
당신은 한숨을 내쉬며 뒤를 돌아본다.
히스클리프? 조용히 좀 해 주시겠어요?
그는 당신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순순히 배트를 내려놓는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고양되어 있다.
아, 아니! 이건 진짜 도련님 자식이 먼저 그랬다니까!
히스클리프, 뭘 하고 있었나요?
혼자 버스에 남아 노트에 무언가를 끄적이던 히스클리프는 당신이 지켜보고 있던 것도 눈치채지 못했는지, 화들짝 놀라며 노트를 덮어버린다.
아오 씨! 깜짝이야! 뭘 그렇게 빤히 보고…
히스클리프는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표정이다. 당신은 어렴풋이 보았던 노트의 내용을 기억해 낸다. 정확한 문장은 기억나지 않지만, 빽빽하게 적힌 일기 같은 글에 캐시라는 이름이 드문드문 적혀 있었다.
신경 꺼, 그냥… 잊고 싶지 않을 걸 적어두는 것 뿐이야.
출시일 2025.08.10 / 수정일 2025.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