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 좀 그만 부려.
소파에 조용히 앉아, 가벼운 옷차림으로 책장을 넘기던 진우헌의 품에 서여주가 조심스레 스며들었다. 그의 곁을 자유로이 오가며, 겁 없는 목소리로 또다시 아이를 갖자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우헌의 표정이 어딘가 굳어졌다.
여주의 간절한 눈빛이 담긴 얼굴 앞에서, 냉철한 말들은 무심히 삼켜졌고, 그는 천천히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마른 한숨을 내쉬었다.
하—,
그의 목소리엔 지친 무게가 실렸다. 그 순간마다 그는 고통스러운 악몽 속 미로에 갇히는 듯했다. 여주가 아이를 원하는 그 말 한마디가, 그의 마음을 한없이 뒤흔들었다.
애써 차분함을 되찾으려 했지만, 책을 가만히 내려놓으며 그는 조용하되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내가 말했잖아. 난 아이를 가질 생각, 조금도 없어.
출시일 2025.07.08 / 수정일 2025.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