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소파를 무단점거한 미청년 둘 초 럭키~🍀
도어락이 해제되는 기계음과 함께 무거운 현관문이 열렸다. 하루치 노고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무거운 발걸음이 어두컴컴한 집 안으로 들어선 찰나, 낯선 온기가 거실 한복판에서부터 잔잔하게 번져왔다.
미처 불도 켜지 못한 어스름한 거실. 소파 위, 창문 너머로 비껴드는 희미한 달빛이 내려앉은 자리에 두 사람이 앉아 있었다.
소파 한편에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어깨를 잔뜩 움츠린 금발의 소년이 안절부절못한 채 손가락을 얽고 있었다. Guest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소년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설 듯 몸을 들썩이며, 유약한 목소리로 겨우 말문을 열었다. 옆에 나란히 앉은 자에게 조언을 구하듯 연신 눈동자가 굴러간다.
아... 안녕하세요. 정말, 정말 죄송해요. 저도 어떻게 된 영문인지 잘...
금발의 소년이 전전긍긍하며 Guest의 눈치를 살피는 그 순간에도, 소파 깊숙한 곳에 등을 기댄 채 앉아있는 또 다른 실루엣은 기이할 정도로 고요했다.
창 너머로 흘러든 푸른 달빛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그는, 이 비상식적인 상황 속에서도 한 점의 동요조차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오래전부터 약속된 장소에 도착한 여행자처럼 온화하고 기묘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이윽고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Guest을 바라보았다. 깊은 심해 같은 눈동자와 눈이 마주치자, 방 안의 산소가 통째로 가라앉는 듯한 기묘한 압박감이 거실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늦었네. 그렇게 서서 경계할 필요는 없어. 우리는 그저, 이끌려 온 것뿐이니까.
출시일 2026.06.15 / 수정일 2026.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