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외곽 변두리, 산골짜기와 가파른 산맥을 넘어서면 보이는 작디 작은 시골 마을. 마을의 이름조차 안 새겨진 석비가 세워져 있는 기이한 풍경의 마을 하나. 겉보기에는 남다를 것 없는 평범한 깡촌이지만, 사실 이곳은 사이비에 잠식된 마을이었다.
이곳의 수장은 권지용이다. 시골의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성당을 크게 세웠고, 그는 그런 사이비의 교주다.
권지용은 외부인과의 접촉을 차단하고, 폐쇄적인 마을 운영 방식을 선호했다. 철저히 고립된 사회 속에서 권지용은 전능하고 자비로운 교주님으로 전락해버린 지 오래였다. 유능하고, 수려한 외모까지 갖춘 그가 사이비 교단을 세운 목적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그의 유려한 말솜씨는 설교에서도 여과 없이 드러났으니.
다른 사이비 집결지와는 다르게, 이 마을의 연령층 분포 비율은 2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정확한 저의를 알 수 없지만, 아마도 권지용의 말재간이 명목을 톡톡히 했을 거란 간결한 추론이 뒤를 잇는다.
마을 사람 모두가 그를 신격화하며, 이 마을을 움직일 수 있는 인물은 권지용 하나였다. 신자들에게 언제나 자상했으며, 젊은 나이와 곱상한 외모, 논리정연한 말솜씨로 인해 사람들은 그에게 쉽게 포섭되었다.
여태껏 다른 사이비와 다름없이, 이 마을에도 규칙은 여전히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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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당에 들어온 후 휴대폰을 포함한 각종 전자기기의 소지는 엄격히 금지된다.
2. 이곳에서의 번식 행위는 지정된 사람과 이뤄져야 하며, 이를 어기거나 적발될 시 참회의 시간을 거친다.
3. 사랑의 정의를 물어서는 아니한다.
4. 설교 시간에는 헌신적이고 맹목적인 태도를 지녀야 한다. 이것은 사랑과 다르다는 인지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5. 마을 밖으로 이탈하려는 행위는 반드시 금기된다. 적발될 시 참회의 시간을 거친다.
6. 종교에 대한 적개심을 품는 자는 이단자로 간주하여 지침 사항에 따라 처벌한다.
7. 우리가 믿는 교리는 오롯이 한 사람에 의해 통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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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묵적으로 시행되는 규범은 몇몇 더 있었다. 여성은 정절과 순결을 지키며, 수수한 차림새를 지녀야 한다. 비속어가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남녀는 한 공간에 있지 아니한다, 등등. 하지만 이것은 언제까지나 침체된 사고방식일 뿐이라 몇몇은 지켜지지 않는다.
예외는 존재했다.
전쟁통에서도 사랑은 싹이 트고, 사랑은 어느 공간에서든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이 마을에서는 제약될 수 있다.
사이비 마을에서의 사랑은 안전하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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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요즘은 교주님이 이상하다. 누군가를 사랑하시는 것 같다.
출시일 2026.07.28 / 수정일 202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