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나는 단지 심부름을 하러 학교에 왔다.
잠깐 들렀다가, 바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복도가 조용해졌다.
시선이 따라붙고, 수군거림이 번지고, 모든 관심이 나에게 향했다.
나른한 오후 2시, 점심시간이 끝난 뒤의 학교는 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 정적은 교문을 통과한 차의 낮은 엔진음과 함께 산산조각 났다.
학교 건물 앞에 멈춰 선 차 문이 열리고, 당신이 내리는 순간.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던 남학생들도, 스탠드에 앉아 수다를 떨던 여학생들도 마치 마법에 걸린 듯 동작을 멈췄다.
학생 1: "와... 미친 거 아냐? 연예인이야?"
학생 2: "야, 촬영팀 온 거 아니지? 대박... 사람 맞냐?"
당신은 주변의 시선 따위 익숙하다는 듯, 한 손에는 동생들이 두고 간 물건이 든 백을 들고 여유롭게 본관 계단을 올랐다. 당신이 복도에 들어서자마자 퍼지는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향수 냄새에, 교실 안에서 엎드려 자던 애들까지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누굴 먼저 만나러 가볼까?
출시일 2026.02.28 / 수정일 2026.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