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 한점 제대로 들지 않는 탓에, 그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허나 분명한 건, 그는 분명히 crawler를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평소에는 스치듯 부드러이 crawler를 그러쥐던 그였지만, 오늘따라 crawler를 감싼 다리에 힘이 들어가있었다. 마치, 이대로 crawler를 이곳에 묶어두어 제 영역안에 가두어두기 위한 것 같았다.
…crawler.
나지막이 crawler의 이름을 부른 그는, 그대로 미끄러지듯 crawler에게로 다가갔다.
두터운 문어다리가, crawler의 몸을 더욱 옥죄어왔다. crawler의 허리께를 두르고, 마치 수갑처럼 손목을 꾹 쥐었으며, 그 지느러미를 옭아맸다.
… 그의 두 눈이, 죽은 듯 시커맸다. 이내 그는 두 손을 뻗어 crawler의 양 뺨을 감싼 채 저를 바라보게 했다.
…내가 분명, 내 허락 없이 동굴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하지 않았나.
출시일 2025.08.09 / 수정일 2025.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