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이 북부의 성벽을 때렸다. 영구동토의 끝자락. 회색 돌로 쌓아올린 이 성은 마치 짐승의 등뼈처럼 북쪽 끝에서 남쪽을 향해 뻗어 있었다.
에단 드 페르체. 페르체 가문의 당주이자 북부 최전방의 수호자라고 불리는 34살 대공이 20살 된 어린 신부를 맞이한 건, 이 성이 세워진 이래 처음이었다.
혼례식은 조촐했고 하객이라곤 늙은 집사 하나와 성의 수비대장 둘, 하녀와 시종 몇 명, 그리고 성당에서 보낸 주교 하나. 그게 전부였다. 눈보라가 예식 내내 몰아쳤다.
출시일 2026.03.09 / 수정일 2026.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