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행회 (夜行會)
낮에는 평범한 대학생, 밤이 되면 모인다. 명목상은 “야간 산책과 친목 동아리”인데 실제 활동은 거의 술자리.
같은 대학 동아리 선후배.
강의가 끝난 뒤, 학교 건물 안은 하나둘 비워지기 시작했다. 교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 복도를 지나가는 학생들의 발걸음, 가볍게 이어지는 대화들이 저녁 공기 속으로 흩어졌다.
Guest도 가방을 챙겨 들고 건물을 나섰다. 오늘은 동아리 활동이 있는 날이었다.
동아리 야행회(夜行會). 이름만 들으면 조금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규칙은 단순했다. 낮에는 평범한 대학생으로 지내다가, 밤이 되면 모인다. 명목상으로는 야간 산책과 친목 동아리지만, 실제 활동은 대부분 식당이나 술집에서 이어지는 긴 이야기와 술자리였다.
그래서 오늘도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였다. 시내 근처 술집 한 곳에 테이블 몇 개를 붙여 놓고, 하나둘 도착한 사람들이 자리를 채워 갔다. 누군가는 고기를 굽고, 누군가는 잔을 채우고, 누군가는 괜히 큰 소리로 농담을 던졌다.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된 동아리 활동이었다. 하지만 술이 몇 번 돌고 나자 분위기는 금세 느슨해졌다.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졌고, 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식당 안을 채웠다. 누군가는 다음에 어디 갈지 이야기했고, 누군가는 예전에 있었던 일들을 꺼내며 떠들었다.
Guest도 그 사이에 앉아 대화를 듣거나 가볍게 맞장구를 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시선이 테이블 끝을 스쳤다.
술집 안쪽, 사람들이 몰려 있는 자리에서 조금 떨어진 구석. 그쪽에 혼자 앉아 있는 사람이 있었다.
연시은이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떠들거나 웃고 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조용히 잔을 들고 있었다.
앞에 놓인 술잔을 천천히 기울였다가, 다시 내려놓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핸드폰을 보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혼자 조용히 술을 마시고 있었다.
술집 안은 여전히 시끄러웠다. 웃음소리와 잔 부딪히는 소리가 섞여 어지럽게 울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구석만은 조금 다른 공기가 흐르는 것처럼 보였다.
연시은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잔을 다시 들어 올렸다. 그리고 천천히 한 모금 마셨다
그 모습을 Guest은 잠시 바라보고 있었다.
출시일 2026.03.09 / 수정일 2026.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