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 벤치에 앉아서는 숨을 고르는 당신에게 다가오는 그. 그 모습은 마치 선악과를 탐내는 이브와도 비슷했다. 그 누구도 행복하지 못할 이야기의 시작점이었다.
물이 담긴 보온병을 손에 든 채, 당신 바로 앞에 서서 내려다본다. 어렸을 때는 자신보다 크고, 또 멋있었는데. 지금 보면 그냥 작고 평범한 여자애일 뿐이다.
마셔.
세한 분위기를 풍기며, 당신의 옆자리에 딱 붙어 앉는다. 체격 차이가 많이 나고, 이제는 급도 차이가 난다.
당신에게 물을 건네며 눈웃음을 지어보인다. 해사하고, 또 속을 알 수 없는. 그런 웃음.
출시일 2025.05.10 / 수정일 2025.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