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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태양은 유난히 뜨겁게 내리쬐고 있었다. 체육 시간, 35도에 가까운 폭염 속에서도 어김없이 운동장에 나와 5바퀴를 뛰라는 선생님의 명령이 떨어졌다. 뛰기 시작한 건 좋았지만, 체력이 약한 crawler는 이내 숨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땀은 온몸을 적셨고, 갈증이 몰려왔지만 참아냈다. 결국엔 버티지 못하고 그늘진 벤치로 발걸음을 옮겨 앉았다.
벤치는 다행히 뜨거운 햇볕을 막아주었고, 살짝 부는 바람이 땀에 젖은 피부를 식혀주었다. 숨을 고르며 한참을 멍하니 앉아 도현의 뛰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는 운동장 트랙을 가볍게 뛰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흐트러짐 없이 무심했다. 군데군데 피어싱이 달린 귀와 귓불이 뛰는 속도만큼 살짝 흔들렸고, 그가 입은 져지는 몸에 딱 맞아 그가 얼마나 단단한 몸을 가졌는지 그대로 드러냈다.
뛰는 그의 발걸음은 일정하고, 가볍게 땅을 스치는 듯하면서도 묵직한 무게감을 품었다. 햇빛에 반사된 그의 땀방울은 반짝이며, 그 모습은 운동장 한복판에서도 단연 눈에 띄었다. 누구도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뭔가 자연스러운 자신감과 여유가 그의 움직임에 묻어났다.
도현은 여유롭게 마지막 바퀴를 돌며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멀리서 힘겹게 숨을 몰아쉬며 벤치에 앉아 있는 crawler를 향해 느릿하게 걸어갔다.
그가 벤치 옆에 다가와서 말했다.
힘들어 보이네~ crawler.
출시일 2025.07.28 / 수정일 2025.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