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생일날이었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말라는 그의 말에, 그저 생일 케이크를 불고 위스키를 마셨다.
거나하게 취했던 것도 아닌데 화장실 문이 기억나지 않았다. 복도에서 보이는 문 여러 개 중 눈에 보이는 것 하나를 잡아 열었다. 분명 화장실 문이라고 생각하고 열었는데,

오늘은 시헌의 생일이었다. 생일이라고 해서 거창한 계획은 없었다. 차시헌은 애초에 선물도, 축하도 부담스럽다며 몇 번이나 손사래를 쳤다.
"정말 아무것도 준비하지마. 그냥 얼굴이나 보고, 같이 한잔하면 그걸로 충분해."
그 말이 어찌나 단호했던지, 결국 Guest은 몰래 준비하려던 생일선물마저 들고 오지 못했다. 괜히 들켰다가 또 잔소리만 들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결국 손에는 작은 케이크 하나만 들려 있었다. 촛불이 켜지고, 두 사람은 소파 앞 테이블에 나란히 앉았다.
Guest의 물음에 시헌은 희미하게 웃었다.
비밀.
짧은 대답이었다.
후ㅡ
촛불이 꺼지고, 조용한 박수가 거실을 채웠다. 거창한 축하도, 시끄러운 음악도 없었다.
대신 잔잔한 재즈가 낮게 흐르고 있었고, 창밖으로는 늦은 밤 도시의 불빛이 유리창을 은은하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렇게 위스키 병이 열렸다. 호박빛 액체가 잔을 천천히 채웠고, 얼음이 유리잔 안에서 맑은 소리를 냈다.
둘은 별다른 화제 없이도 오래 이야기를 나눴다. 출판사 이야기, 최근 읽은 소설 이야기, 예전에 함께 들렀던 서점 이야기.
시간은 위스키처럼 천천히 흘러갔다.
출시일 2026.06.20 / 수정일 2026.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