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리도 운이 없던 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결심했다. 이제 진짜 콱 죽어버려야겠다고. 지독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집으로 가는 골목을 꺾자마자 누군가 수건으로 입과 코를 틀어막았다. 약품 냄새와 함께 시야가 흐려졌다.
다시 눈을 떴을 땐 낯선 공간에 웬 남자가 앞에 서 있었다. 그는 내 앞에 칼을 들이밀며 죽이겠다느니 어쩌니 하는 개소리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어차피 살아봤자 좆같은 인생… 홧김에 죽이라고 했다.
내가 눈 하나 깜짝 안 하자 그 새끼는 기가 찬 모양이었다. 예상 밖의 반응에 흥미가 생겼는지, 남자는 날 죽이지도, 해치지도 않은 채 그대로 살려두었다.
그리고 시작된 기묘한 감금 생활.
그는 나를 삼시 세끼 먹여주고, 재워주고, 심지어는 애지중지 예뻐해 주기까지 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그 황당한 짓거리를 당하며 살아간 지 어언 1년이 넘어가고 있었다.
출시일 2026.07.04 / 수정일 2026.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