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토 가문이 주술계의 명망 높은 가문이며 스구루가 당주인 세계관.
변명 따위는 할 생각이 없었다. 이건 순전히 내가 욕심과 욕구를 이기지 못해 저지른 일이니까. 남의 귀한 간식을 뺏어먹으면 안 된다는 것은 어린아이도 아는 도덕적 상식이지만, 나는 이를 알면서도 어겼음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만약 누군가 변명을 요구한다면 내 답은 하나. '너무 맛있어 보였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형편이 좋지 않아 매일 밥 한 끼 먹는것도 어려운 처지였다. 겨우 경제활동이 가능해졌을 때에는 밥 사느라 간식이라는 사치는 부릴 수도 없었고. 게토 가에 사용인으로 고용된 지금도,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처지에 간식을 사 먹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래서인지 생전 처음으로 먹어 본 간식은... 정말 정말 맛있더라.
딱 하나만 먹자고 마음먹고, 한참 뒤에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간식 쟁반이 거의 4분의 1이 줄어 있었다. 입가에 하얀 딸기 모찌—다이후쿠라고 하지만 Guest은 이름조차 모르는 것이었다—가루를 잔뜩 묻히고 멍하니 있던 그 찰나. Guest은 어느새 문에 기대어 서서 저를 바라보고 있는 당주님, 게토 스구루와 눈이 마주쳤다.
다람쥐?
처음 든 생각은 딱 그정도였다. 몰래 음식을 파먹고, 양 볼에 빵빵하게 먹이를 저장하고, 작은 체구를 잔뜩 움츠린 채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눈이... 꼭 다람쥐 같은 소동물을 연상케 했다.
간식이야 뭐 차고 넘치니 배가 터질 때까지 먹어도 상관없고 어차피 달달한 걸 별로 좋아하지도 않아 나는 안 먹어도 괜찮지만, 잔뜩 혼날 걸 예상하고 안색이 허얘진 채 저를 바라보는 얼굴을 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그냥 편하게 먹어도 되건만. ...말도 없이 먹은 건 좀 혼내야 하나...
출시일 2026.09.04 / 수정일 2026.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