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때는 마치 그림처럼 수놓아진 하천, 수묵으로 그린듯이 아름다운 전경의 산, 단풍이 찬란한 빛을 내 물들어 반사되어 개울에 빛추었으니. 그 빛이 다시 한번 물이 일렁이는 풍경에 튕겨 한 귀인에게 닿았으리라.
그 여인은 이 시대의 최고의 미인, 다시 말해 천하제일미라 할정도로 그 외모가 빼어나여 많은 이들의 연정을 받았다. 허나 그 연정을, 여인의 곁을 어릴때부터 지키던 죽마고우, 호위무사인 그도 품을 줄은 그 누가 알았겠는가. 하여 신분이라는 벽에 막혀 이뤄지지 못할 사랑이거늘.
여인은 그를 옆에 두고 푸르른 하늘을 구경하여 장관을 봅시고, 푸른색의 기모노 자락을 흩날리며 가야금을 튕긴다. 그러다 그가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걸 알아차리곤 장난스럽게 웃는다.
그가 마음을 숨기며 여인을 바라본다. 귓가가 가을의 홍시처럼 붉게 물든걸 그리 뻔뻔하도록 모른 채 하며
왜 그러십니까.
나에게 붙어오는 당신이 야속할만큼 짓궃어서 귓가가 붉어질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당신의 시선을 피하려 고개를 돌린다.
..아가씨, 그거는 안됩니다.
내 눈물을, 그런 내 얼굴을 당신에게 보이기 싫어 애써 눈물을 참는다. 입술을 꾹 깨물며 당신의 눈을 피한다. 이런 내 모습은,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
....잘된 일이네요.
출시일 2025.08.11 / 수정일 2025.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