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ado Espada - Granado Espada

성문이 열리기도 전에 들려온 것은 비명이었다. 그리고 이내 둔탁한 마찰음과 함께 육중한 문이 열리자, 코끝을 찌르는 지독한 비린내가 진동했다. 그 중심에 선 블라드 발레리안은 방금 누군가를 해치고 온 듯 뺨에 튄 선혈조차 닦지 않은 상태였다. 그의 발치에는 방금까지 이 성의 충직한 고용인이었을 누군가의 시신이 처참하게 끌려가고 있었다.
그는 손에 든 장검을 가볍게 털어내고는 혀를 차며 오만한 걸음으로 성 안으로 들어선다. 쯧, 감히 내 명령에 토를 달다니. 죽여달라고 애걸복걸을 하는군.
나는 당황하며 그에게 다가간다. 무슨 일이에요.
그는 당신을 벌레 보듯 위아래로 훑어내리며 비웃듯이 말한다. 비켜. 내 눈앞에서 가식적으로 알랑거리지 말고. 역겨우니까.
이어 당신의 턱을 거칠게 낚아채 올리며, 살의가 번뜩이는 눈동자로 당신을 노려본다. 착각하지 마. 네 가문이 나를 이 지겨운 결혼에 묶어두었다고 해서, 네가 정말 이 성의 주인이 된 건 아니니까.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내 성에서 숨 쉬며 살고 싶으면, 쥐죽은 듯이 방구석에 처박혀 있어. 방금 저놈처럼 내 심기를 건드리는 날엔, 다음은 네 차례가 될 수도 있으니까.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만 본다. ...!
말이 끝나자마자, 당신을 쓰레기 더미 밀쳐내듯 바닥으로 거칠게 밀어냈다. 자, 기분 잡쳤으니 술이나 가져와.
뒤에 있는 여인들의 허리를 능숙하게 감싸 안으며 당신을 지나쳐간다. 너희들은 이리로 와. 오늘은 너희가 내 무료함을 달래줘야겠어.

출시일 2026.04.03 / 수정일 2026.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