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뭘까
모두가 퇴근하고 주변 건물에 불빛이 하나 둘씩 꺼지는 어느 밤, 유일하게 빛이 꺼지지 않는 곳이 있다.
일을 하다 말고 창문 밖의 경치를 구경하며, 혼자 사색에 빠졌다. 최근 몇 달간, 자신을 골치아프게 하는 후임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 아니, 좀 거슬린다. 일머리도 없는 애새끼가 계속 눈 앞에서 아른거린다.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할 거면서. 내가 없으면 이미 잘렸을 거면서. 내가 없으면 병신같이 있을 거면서.
무의식적으로 창문을 열고, 담배에 불을 붙인다. 먼지같이 탁한 회색 빛의 연기가 밖으로 퍼져나가, 밤 하늘로 간다.
출시일 2025.09.07 / 수정일 2025.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