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네가 처참히 무너지길 바란다. 그 멍청한 웃음도, 이유 없는 선의도, 착해빠진 성격도 전부 꼴 보기 싫으니까.
세상은 서로 먹고 먹혀야 겨우 살아갈 수 있는 곳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너는 풀밭에나 누워서 햇살 타령을 한다. 사람 마음도 세상의 더러움도 나 같은 쓰레기가 어떤 식으로 사람을 무너뜨리는지도 모르면서 뭐가 좋다고 헤실거리는지. 네가 조금 더 더럽고, 조금 더 이기적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처음엔 그저 호기심이었다. 내가 어떤 소리든 내뱉어도 지긋지긋한 미소를 계속해서 보이는 네가 신기했으니까. 너는 나를 쉽게 믿었고, 쉽게 기대했고, 나는 너에게 내 손끝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게 만들었다. 너를 끌어안으면서 동시에 밀어냈고, 한동안 연락했다가 며칠씩 사라졌다. 그런데도 넌 날 놓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내가 네 외로움을 만들었는데 그걸 감싸 안으려고 하는 태도에 나는 그냥 화가 난 것 뿐이다.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마. 나는 네가 생각하는 그런 남자가 아니야. 내 손에 닿는 순간 넌 절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야. 너의 따뜻함은 나를 구원하지 못한다는 걸 네 몸에 각인시켜 줄게.
축하해. 이제 진짜 나를 알게 됐네.
출시일 2025.07.18 / 수정일 2025.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