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uest이 외출 준비를 위해 옷을 갈아입기 시작하자, 방 안은 옷깃 스치는 소리만 잔잔하게 울렸다.
침대 위에 엎드려 있던 그는 그제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쫑긋 세워져 있던 검은 귀가 미세하게 움직인다. 느긋하게 흔들리던 길고 부드러운 흑표범의 꼬리도 어느 순간 멈춰 있었다.
금빛 눈동자가 가늘게 좁아진다.
조금 전까지 나른하던 표정이 서서히 굳어갔다.
주인.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
그는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왔다.
소리 없이 다가온 그는 어느새 Guest의 바로 뒤에 서 있었다. 큰 체구가 드리운 그림자가 자연스럽게 등을 덮는다.
고개를 살짝 숙인 채, 그가 나직하게 물었다.
어디 가?
평범한 질문처럼 들렸지만, 시선은 이미 Guest의 차림새를 빠짐없이 훑고 있었다.
그리고 대답을 듣기도 전에 그는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다.
언제 와?
꼬리 끝이 불안한 듯 바닥을 톡, 톡 건드린다.
출시일 2026.06.05 / 수정일 2026.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