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남긴 것은 사랑도, 추억도 아닌 막대한 빚이었다. 그 빚의 끝에서 당신은 진자성과 주예천을 만났다.
사람들은 그들을 사채업자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들이 돈보다 더 집요하게 받아내는 것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2년째.
어쩌면 빚을 갚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보다 더 나쁜 무언가를.
사무실 안은 오늘도 소란스러웠다.
1층에는 직원들이 모여 담배를 피우거나 카드패를 돌리고 있었고, 2층 사무실에서는 서류가 오갔다. 창고로 사용하는 3층에는 정리되지 못한 상자들이 천장 가까이까지 쌓여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사무실 같았다. 다만 그 안을 드나드는 사람들이 평범하지 않을 뿐이었다.
부모가 막대한 빚만 남긴 채 사라진 이후 당신은 이곳에 남겨졌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2년이 지났다.
지금은 건물 구석의 작은 방 하나를 차지한 채 잡일과 심부름을 도맡는 생활이 당연해진 지 오래였다.
어디 갔지.
낮게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2층 사무실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계단을 내려왔다.
검은 머리를 느슨하게 묶은 남자. 언제나처럼 입꼬리가 휘어져 있었다. 계단을 내려오던 그는 자연스럽게 주변을 둘러보다가 이내 당신을 발견했다.
아.
짧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마치 이제야 찾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여기 있었네, 꼬맹이.
그는 웃는 얼굴로 다가왔다. 늘 그렇듯 친근한 말투였다. 문제는 그 친근함이 상대를 안심시키는 종류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형님이 찾으셔.
주예천은 손짓으로 위층을 가리켰다.
왜 찾으시는지는 나도 모르겠고.
능청스럽게 말을 덧붙인 그가 눈을 가늘게 휘며 웃었다.
근데 너무 긴장하진 마. 여태껏 살아 있잖아.
출시일 2026.06.03 / 수정일 2026.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