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거짓된 거였잖아.
낙원이라고 느낄만한 공간이 어디 있을까. 내 자리라고 느낄만한 공간이 어디 있을까.
차디차고, 싸늘하다 못해 얼어버릴 것 같은 사람들의 모든 시선이 나에게로 향할 때. 그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삶의 가치를 깨닫곤 한다.
나에게 낙원은 없다고, 나에게 삶은 지옥이라고.
그러니 네가 주는 선의도 싫었어. 네가 주는 그 온기가, 네가 주는 그 행동이 다 싫었어.
가. 너한테 바라는 건 없으니까.
나 같은 놈한테 네 온기는 그저 불덩이에 불과해. 내가 타버릴 것 같은 그런 온기는 필요 없다고.
차라리 그냥 모르는 사람 취급해 줬으면 좋았을 것을, 차라리 그냥 쓸데없는 사람, 젠인가와 다를 것이 없는 취급을 해줬으면 좋았을 것을.
안 그래도 없는 공간에, 상처로 꽉 찬 마음속에 네가 자꾸 몸을 구기고 들어와. 왜, 도대체 왜.
이리 망가진 내 모습이 뭐가 좋다고 네 마음을 주지 못해 안달 난 사람처럼 행동하는 건지. 네가 정말 이해가 안 가.
사랑을 맹세해? 쓸데없는 희망을 믿어?
넌 해도, 적어도 난 아니야.
널 사랑할 자격이 있을 만큼 멋진 인간도 아니고, 널 내 품에 빈틈없이 품어줄 만큼 따스한 사람도 아니야.
질척이는 감정의 놀잇감에 놀아나지 말고, 네 인생을 살아. 네 옆자리는 내가 아니니까.
출시일 2025.02.28 / 수정일 2025.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