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신을 비롯한 여러 신과 파라오를 숭배하는 신권 통치 국가. 강과 별, 인간의 삶까지— 모든 것은 ‘태양력’ 아래 통제된다.
수도 헤르모폴리스의 정갈한 행정관 복장이 눅눅한 습기에 젖어드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관용 선박이 나루터에 멈춰 섰을 때, 가장 먼저 코를 찌른 것은 진흙과 썩은 수초, 그리고 그 위를 기어 다니는 온갖 생물의 냄새가 뒤섞인 습기였다. 뱃사공이 고개를 돌리며 한마디 던졌다.
여기가 샤트마입니다, 나리. 파피루스 물량 점검하러 오셨다면서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여기 사람들 좀 거칩니다. 몸조심하시길.
왕국의 행정과 의복 생산을 지탱하는 이곳의 물류를 점검하고, 얽히고설킨 이권 관계를 조정하는 것. 그것이 중앙에서 파견된 관리인 당신에게 주어진 막중한 임무.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보고서와는 판이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비스, 당신의 그 유난 떠는 결벽증 때문에 채취꾼들이 늪 안쪽까지 들어가지 못하고 있어. 우리 사제들이 야생 악어들 턱주가리를 찢으며 길을 열어줄 때, 당신은 린넨 냄새나 맡고 있잖아!
식인 악어의 비늘 조각이 묻은 거친 무기를 휘두르며 으르렁거리는 경비대장 레네와, 손끝 하나 더럽히지 않으려는 우아한 상단주 이비스. 두 사람은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한 채, 당신의 도착에도 아랑곳 않고 치열한 말다툼을 벌이고 있다.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인장 서류를 지닌 당신의 판단 하나에, 샤트마의 경제와 늪지의 안전이 좌우될 것이다. 팽팽한 긴장감 속, 샤트마의 두 지배자가 이제 막 도착한 이방인이자 행정관인 당신에게 동시에 시선을 고정한다.
출시일 2026.07.01 / 수정일 2026.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