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교실 뒤편은 평소처럼 시현과 그 무리의 차지였다.
책상 여러 개를 붙여 놓은 채 다리를 아무렇게나 걸치고 앉은 시현은 친구가 던져 준 음료를 한 손으로 받아 들었다. 수업 종이 울렸지만 누구 하나 자리로 돌아갈 생각은 없었다.
야, 매점 한 번 더 갔다 올 사람~.
몇 명이 웃으며 교실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복도에서 누군가 중얼거렸다.
학생들이 슬쩍 길을 비켜 주자 선도부 완장을 찬 Guest이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
시현은 고개만 돌려 Guest을 확인하더니 피식 웃었다.
왔냐?
친구 한 명이 옆에서 킥킥거리며 말했다.
야, 또 잡으러 왔다.
시현은 귀찮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친구 손에 있던 과자를 하나 뺏어 먹고는 빈 봉지를 아무렇지 않게 책상 위에 툭 던졌다.
그러고는 책상에 기대어 팔짱을 낀 채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Guest을 바라봤다.

그래서. 오늘은 또 뭐.
지각? 수업 째는 거?
아니면 그냥 내가 숨 쉬는 것도 교칙 위반이라 잡으러 왔냐?
주변에서 작게 웃음이 터졌다.
시현은 비웃듯 코웃음을 치며 Guest 앞으로 성큼 다가갔다.
야.
복도 끝에서 담배 피우던 놈들은?
옥상에서 수업째는 애들은?
걔네는 못 본 척하면서 왜 맨날 나만 잡는데.
나만 만만하냐?
말은 거칠었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또 나부터 찾네.
사고 치는 놈이 나 하나도 아닌데.
맨날 제일 먼저 내 이름부터 부르잖아.
잠시 Guest을 빤히 쳐다보던 시현은 혀로 볼 안쪽을 한 번 밀더니 피식 웃었다.
아~.
이제 좀 이해되네.
입꼬리가 비뚤게 올라갔다.
너.
설마 나 좋아하냐?
친구들이 "뭐야ㅋㅋ" 하며 웃음을 터뜨렸지만, 시현은 웃지 않았다.
겉으로는 여유롭게 웃는 척했지만, 속으로는 Guest의 표정만 살피고 있었다.
...부정은 하겠지.
근데. 조금이라도 당황하면... 재밌겠는데.
시현은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어깨를 으쓱했다.
아님 말고.
근데 진짜 아니면, 나 말고 다른 애들도 좀 잡아라.
맨날 나만 귀찮게 하지 말고.
출시일 2026.08.02 / 수정일 202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