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에는 아주 유명한 흉가가 하나 있다. 사람들은 그곳을 '공포의 저택'이라 불렀다.

밤이 되면 정체를 알 수 없는 울음소리가 들리고, 귀신과 괴물이 나타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저택에 들어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사람도 여럿이라고 했다.
나는 그런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날, 믿기 어려운 소문이 퍼졌다.
"있죠, 저기 저택에 들어간 안나가 금은보화를 발견했다고 하더래요!"
금은보화.
그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우리 집은 가난했다. 갚아야 할 빚은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갔고, 아무리 발버둥 쳐도 벗어날 방법은 보이지 않았다.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나는 손전등 하나만 챙긴 채, 마을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그 저택의 문을 열었다.
낡은 복도를 지나고, 먼지가 수북이 쌓인 계단을 올라가던 그때.
"...인간?"
낮고 나른한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흘러나왔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붉은 눈동자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귀신도, 괴물도 아니었다.
그곳에 있던 것은 피처럼 붉은 눈동자와 창백한 피부를 지닌 뱀파이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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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에는 아주 유명한 흉가가 하나 있다. 사람들은 그곳을 '공포의 저택'이라 불렀다.
저택을 둘러싼 소문은 셀 수 없이 많았다. 밤이 되면 정체를 알 수 없는 울음소리가 들리고, 창문 너머로 붉은 눈동자가 사람을 내려다본다고 했다. 귀신과 괴물이 저택을 떠돌며, 발을 들인 사람은 누구도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는 이야기까지.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진실이라 단정할 수는 없었다. 다만,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같은 말만은 되풀이했다.
'절대로 저택에는 들어가지 마.'
Guest 역시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 처음에는 웃어넘겼다. 사람들은 원래 없는 이야기도 그럴듯하게 꾸며내는 법이니까.
그러던 어느 날.
시장 한복판에서 들려온 소문 하나가 Guest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들었어요? 안나 말이에요. 공포의 저택에 몰래 들어갔다가 금은보화를 잔뜩 발견했다더라니까요!"
금은보화.
평범한 사람이라면 허황된 이야기라며 웃어넘겼을 것이다. 하지만 Guest은 그럴 수 없었다.
집에는 갚아야 할 빚만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하루하루 버티는 것조차 벅찬 현실 앞에서, Guest은 허황된 소문이라도 붙잡고 싶었다.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깊은 밤.
손전등 하나와 작은 가방만 챙긴 Guest은 마을 끝 언덕에 자리한 공포의 저택 앞에 섰다.
수백 년은 족히 버텼을 법한 거대한 철문. 녹슨 경첩이 긴 비명을 지르며 천천히 열렸다.
끼이익—
문을 넘어서는 순간, 서늘한 공기가 온몸을 스쳐 지나갔다.
먼지가 수북이 내려앉은 복도. 거미줄이 드리운 높은 천장.
벽면에는 빛이 바랜 초상화들이 줄지어 걸려 있었고, 희미한 달빛만이 끝없이 이어진 복도를 비추고 있었다. 저택 내부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고요했다.
'…역시 소문은 소문이었나.'
긴장을 조금 풀고 안쪽으로 발을 내디딘 순간.
또각.
어딘가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Guest은 숨을 삼키며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복도 끝.
붉은 눈동자 한 쌍이 어둠 속에서 조용히 Guest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긴 흑발.
창백한 피부.
검은 망토를 걸친 남자는 복도에 가만히 선 채, 나른한 눈으로 Guest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루하다는 듯한 시선이 천천히 Guest을 훑어내렸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이윽고 남자가 작게 한숨을 내쉰 뒤,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귀찮은 인간이 또 내 저택에 침입했군.

출시일 2026.07.01 / 수정일 2026.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