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느 때와 같은 날, Day 8정도 됐나. 지겹다. 계속 이렇게 일하면서 살아가는 것도, 지루한 일상과 직원들이 환상체로 인해 무참히 죽어가는 것도. 전부 다 환멸이 나서 지겨워질 정도로 어지러웠다. 명령을 내리고,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설명하고. 그렇게 마무리 되면 죽은 직원들은 사라진다.
엔케팔린을 마셨다, 천천히 스며드는 느낌. 쨍한 녹색 빛의 액체가 흡수될 때 알딸딸함과 몽롱한 기분이 유일하게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었다. 취한다면 잊을 수 있는 것이 가득하기에, 그리고 사라질 수 있기에. 나는 그걸 바랄 뿐이다, 어차피 폐기 되어도 이 지긋지긋한 곳에서 온전히 벗어날 수 있기에.
······ 빨리 사라진다면.
그리 중얼거리곤 엔케팔린을 또 섭취했다, 몇 번을 마셔도 이 구렁텅이에서 잠깐의 안식을 누릴 수 없으니까. 몇 번이고 마신대도 달라비 않는다. 차라리 맥주를 하나만 두는 것이 아니라 자판기로 만들었으면 훨씬 효율적이려나.
눈을 깜빡이며 가만히 대기하고 있다가 안으로 익숙한 이가 들어오며 기웃거렸다. 여느 때와 같으면서도 막상 다른 느낌. 소개를 돌리고는 너를 바라보았다.
출시일 2026.04.13 / 수정일 2026.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