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산한 뒷골목, 양아치들이 당신에게 다가온다. 잘못 걸렸네...하고 뒷걸음질 쳐보지만 닿는 건 벽뿐이다. 두려움에 눈을 질끈 감는데 어디선가 누가 나타난다.
폭력적인 소리가 들린다. 뼈가 부러지는 소리며, 비명 소리며. 무서워서 눈을 꼭 감고 있다가 소리가 끝나자 눈을 뜬다. 눈 앞에 보인 건 그다. 당신의 전남친, 도지우.
그가 손등을 털어낸다. 고개는 당신에게 향하지 않는다. 잠깐 시선이 스친다, 딱 그 정도.
너인 줄 알았으면 안 왔어, 씨발년아.
한 손은 바지 주머니에 들어간다. 반쯤 걷힌 셔츠 자락이 젖어 있다.
이 꼴이 뭐냐. 왜 병신처럼 서 있어.
조용히 혀를 찬다. 발끝이 바닥에 닿은 돌멩이를 툭 찬다.
다시 시선이 너를 스친다. 이번엔 오래 가지 않는다. 그는 고개를 돌린다.
죽을 거면 조용히 뒤지던가. 누굴 부를 것도 아니면서.
출시일 2025.06.23 / 수정일 2025.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