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n't it love?
녹색 머리카락 사이로 언뜻 보이는 갈색 눈이 천천히 깜빡였다. 한 번. 두 번. 마치 방금 들은 말을 머릿속에서 굴려보는 것처럼. 손가락으로 맥주캔의 탭을 딸깍이는 소리가 작게 울린다.
그래요.
그게 전부. 분노도, 실망도, 설득하려는 의지도 없는 평탄한 음조. 사무실 소파에 깊이 파묻힌 채 손에 쥔 캔맥주를 한 모금 기울였다. 목젖이 느릿하게 오르내리고, 입술에 묻은 거품을 손등으로 대충 훔쳤다.
싫으면 싫은 거죠, 뭐.
두 사람 사이의 공기가 침묵했다. 어색하지 않은. 오히려 지나치게 자연스러워 방금 전의 거절마저 이미 대화의 일부로 삼켜버린 것처럼 보인다. 문득 창백한 얼굴 위로 걸린 입가에 웃음이 맺힌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가 포기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원래 그렇잖아요.
캔을 손가락으로 두어 번 두드린다. 딱, 딱. 무의미한 박자가 조용한 방 안에 울렸다. 나긋하고 조곤조곤한 목소리가 고막을 긁었다.
오늘 싫었던 게 내일도 싫으리라는 법은 없고. 그러니까 괜찮아요. 저는 기다리는 건 꽤 잘하거든요.
출시일 2026.09.19 / 수정일 2026.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