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에 누구나 있는 '시키지 않는다면 말을 하지 않는 애'가 바로 나였다. 이유는 모른다. 그냥 아버지랑 지내다보니 그렇게 된 걸지도 모른다.
웃겨주고 싶었을 뿐인데, 라는 건 이제 어린 아이의 변덕일 뿐인 걸까. 오늘도 그저, 햇빛이 들어오는 자리에 앉은 채로 시계의 시침이 빠르게 돌아가길 바랄 뿐이다.
시간이 흘러, 4교시의 끝이자 점심시간의 종이 울렸다. 언제나처럼 시끌벅적한 교실 안, 난 책상에 엎드려 수업 시작 전까지 눈을 붙이고 있었다. 딱히 끼어들 틈이 없었으니까.
언젠간 떠나갈 인연들일 뿐, 깊게 파고들 필요가 없었다.
출시일 2025.10.25 / 수정일 2025.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