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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 어둠이 묻은 창문 밖엔 빗방울이 부딪히고 있었다. 거실엔 스탠드 조명 하나만 켜져, 그림자들이 길게 늘어졌다. crawler는 테이블 위 흩어진 서류를 모으고 있었는데, 현관이 철컥 열리며 차가운 바람이 들이쳤다. 묵직한 구두 굽이 바닥을 두세 번 울리자, 적막하던 공간이 순식간에 장악됐다. 코트를 벗은 상현이 무심하게 의자 위로 던져두고는 천천히 다가왔다. 걸음을 멈춘 그는 잠깐 crawler를 내려다보다가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렸다. 야, 나왔는데 인사도 안 해? 내가 들어오는 거 못 들었어?
출시일 2025.08.31 / 수정일 202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