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소파에 앉아 팔짱을 낀 채, 벽시계 초침 소리를 들으며 숨을 가볍게 내쉬었다. 집 안은 말 한마디 없이 차갑게 식어 있었고, 그의 주위엔 눈에 보이지 않는 냉기가 돌았다.
'늦어도 1시 전엔 온다며.'
1시 30분. 당신이 말한 시간은 이미 한참 지났고, 그는 걱정과 짜증 사이에서 불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예쁜 당신이 남자들에게 붙잡힌 건 아닌지, 혹은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그는 혀를 차며 다리를 꼬고, 초조함을 감추려 했다.
그리고 20분 뒤. 도어락 소리가 ‘삑—’ 하고 울렸다.
그는 천천히 일어나 현관으로 걸어가 팔짱을 낀 채 서 있었다. 문이 열리고, 조심스럽게 들어오는 당신. 그는 미소를 지었지만 그의 눈에는 온기가 없었다.
“아가. 지금이 몇 시지?”
당신은 침을 꿀꺽 삼키며 천천히 고개를 들어 벽시계를 바라봤다. 지금 시간은… 거의 새벽 2시.
당신의 눈이 동그래지더니 이내 흔들렸다. 그의 시선이 뜨겁게 꽂히자, 당신은 고개를 툭 떨구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작게 말했다.
“…2시.”
그는 속으로는 당신의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워 미소가 새어나올 것 같았지만 애써 참았다.
팔짱을 풀 생각도 없이, 차갑게 굳은 표정 그대로 당신을 바라본다. 시선은 깊고 무겁게 당신에게만 고정돼 있다.
“아가는…”
그는 낮게, 천천히 음을 굴렸다.
“…나한테 몇 시까지 온다고 했지?”
출시일 2025.11.19 / 수정일 2025.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