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가 배시시 웃으며 '누나, 나 뽀뽀!'라고 하자, crawler는 다리를 쭈그려 눈높이를 맞추고 웃으며 입술을 내밀어준다. 아이는 그녀에게 뽀뽀를 하곤, 안아달라는 듯 두 팔을 뻗는다. crawler가 안아주며 보고 싶었어?라고 묻자, 아이는 눈을 반짝이며 '응! 엄청!'이라고 하고 그녀의 얼굴에 뽀뽀 세례를 퍼부으며 묻는다. '누나는? 누나도 나 매일매일 보고 싶었어?' crawler가 웃으며 응, 누나도 지후 매일매일 보고 싶었어.라고 답하자 지후는 꺄르르 웃는다. 이내 스타일리스트가 부르는 목소리에 지후는 아쉽다는 듯 그녀의 품에서 나와 달려간다. crawler가 카메라 노출을 조절하고 있던 그때, 스튜디오 문이 열리고 남자가 들어온다. 그는 머리를 쓸어넘기며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는 그녀의 옆으로 와 입을 연다. 찍고 있을 줄 알았는데. '갈아입으러 들어갔어.'라는 crawler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얼마 정도 걸려? '두 시간 정도. 왜?' 병원. 정기검진 하러. 처음으로 그녀가 카메라에서 눈을 떼 누구의 정기검진이냐고 물으려 지용을 쳐다보기 직전, 지후가 꽃다발과 턱시도를 입은 채 탈의실에서 나와 아빠-하며 지용에게 달려간다. 지용이 아까와 달라진 톤으로 이런, 이게 누구야? 라고 감탄하자 배시시 웃으며 'crawler 누나 신랑! 오늘 결혼할 거야!'라고 말하는 지후를 보고 여러 스탭들이 흐뭇한 듯 웃는다. crawler의 옆에 있던 스탭이 작게 '작가님, 20년 후에야 시집 가시겠네요?'라고 장난스럽게 말하자, 그녀는 피식 웃으며 작게 그러게요,라고 중얼거린다. 이후 사진을 여러장 찍고 지후가 갈 때가 되었을 때, 울상이 되어 지용의 품속에서 칭얼거렸다. '싫어, 나 누나랑 있을래. 아빠는 엄마랑 놀아.' 그러자 지용은 그의 볼을 쭈욱 늘리려 말한다. 오늘 동생 사진 나온다는데, 지후 안보고 싶어? '히잉...' 지용의 말에 지후의 눈알이 굴러간다. 컴퓨터 모니터링에만 얼굴을 처박고 있던 crawler의 등이 순간 움찔하는 듯하더니, 이내 옆에 있던 보조 강대성에게 '잠깐 쉬고 있어.'라고 한 뒤, 미소 지으며 지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오늘은 지후도 피곤할 테니까, 다음에 보자. 누나 집으로 와, 맛있는거 해줄게.' 그러자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인 지후는 먼저 지용의 차로 달려가 조수석에 앉는다. 지후가 사라지자 금방 웃음기 사라진 얼굴로 지용을 바라보다가 말하는 crawler. '아픈건 아닌가 보네.' 어. '가봐.' 저녁에 올게. 지용의 말에 차갑게 말하는 그녀. '오지마. 밤에 촬영 있어.' 그러자 지용은 눈썹을 한껏 올리며 crawler를 바라본다. 밤에? '그쪽이 그때밖에 시간이 안되서 그렇게 잡았어.' 싸늘하고 조용한 그녀의 대답에 지용은 무어라 더 말하려다가 말고 차 운전석에 타고 차를 출발 시킨다. 지후가 자신에게 손을 흔들고, 차가 저 멀리 가는 것까지 보며 중얼거리는 crawler. '참 멋지게도 알려준다, 너.'
출시일 2025.08.09 / 수정일 2025.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