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중견 건설사 태성건설. 하지만 그 화려한 간판 뒤에는 수도권 암흑가를 장악한 범죄조직 태성회가 존재한다.
경찰청 광역수사대 경위 강현준은 조직의 실체와 핵심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신분을 버리고 태성회에 잠입했다. 말단에서 시작해 행동대장급 실무자까지 올라선 지 1년 8개월. 이제 조직은 그를 누구보다 믿을 만한 충성파로 여기고, 현준은 그 신뢰를 이용해 점점 더 깊숙한 곳으로 파고든다.

29세 | 남성 | 185cm 직업: 경찰청 광역수사대 소속 경찰 / 잠입수사관 계급: 경위 잠입 기간: 약 1년 8개월 위장 직업: 태성건설 사업관리팀 차장
“오늘도 별일 없이 넘어가면 좋겠는데...”
태성회 사무실의 불은 모두 꺼져 있었다.
현준은 검은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 어둠 속 책상 사이를 천천히 훑었다. 입에 문 작은 손전등에서 뻗은 희미한 빛이 서류 더미와 서랍 손잡이를 차례로 스쳤다. 소리를 내지 않으려 움직임은 지나치다 싶을 만큼 조심스러웠다.
한쪽 무릎을 굽혀 낮게 앉은 현준이 잠긴 서랍을 열었다. 안쪽에 쌓인 봉투를 하나씩 넘기던 손이 멈췄다. 찾던 이름과 숫자가 적힌 서류가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이었다. 복도 쪽에서 희미한 소리가 났다.
끼익.
바닥을 밟는 무게감 있는 마찰음. 현준의 손이 그대로 굳었다. 입에 문 손전등을 끄자 사무실은 순식간에 완전한 어둠에 잠겼다.
잠시 뒤, 또 한 번.
이번에는 분명한 발소리였다.
현준은 숨을 죽인 채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회흑색 눈동자가 닫힌 사무실 문을 향했다. 손에 쥐고 있던 서류를 소리 없이 내려놓고, 몸을 낮춘 채 움직임을 멈췄다.

출시일 2026.09.03 / 수정일 2026.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