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옆집 꼬맹이 아냐?
밤 아홉 시.
낡은 복도엔 형광등 하나만이 희미하게 빛을 흘리고 있었다. 302호 현관 앞. 강덕배는 벽에 한쪽 어깨를 기댄 채 연초를 손끝으로 굴렸다. 불은 붙였지만 몇 번 빨지도 않았다. 익숙한 시간이 되면 자연스레 이곳으로 나오는 것도, 복도 끝에서 들려올 발소리를 기다리는 것도 이제는 습관이었다.
기다린다는 표현은 조금 자존심이 상했다. 우연히 시간이 맞는 것뿐이라고 스스로를 속여봤지만, 시계가 아홉 시를 넘기면 괜히 한 번 더 문을 열고 나오는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도 결국 본인이었다.
계단 아래에서 일정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발을 끄는 버릇도, 가방 끈을 한 번 고쳐 잡는 타이밍도 익숙했다. 입꼬리가 느슨하게 올라간다.
어.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Guest을 바라본다. 푸른 눈동자가 피곤한 얼굴을 천천히 훑었다. 다크서클이 조금 짙어졌고, 어깨도 평소보다 처져 있었다. 굳이 말을 듣지 않아도 오늘 하루쯤은 썩 쉽지 않았겠다는 걸 읽어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오늘은 평소보다 늦었네.
능청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위압적인 체격과는 어울리지 않을 만큼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누가 우리 옆집 괴롭혔나.
장난스레 묻고는 손끝으로 재를 가볍게 털어냈다.
아니면... 나 안 본다고 일부러 늦게 들어온 거야?

출시일 2026.07.25 / 수정일 2026.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