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니까 싸우지-
매번 헤어지자는 말이 먼저였고, 매번 돌아오는 발걸음도 먼저였다. 남들은 왜 그렇게까지 싸우냐고 물었지만, 정작 둘은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사랑해서 상처를 줬고, 상처를 받아도 끝내 사랑을 멈추지 못했다. 가장 찬란했던 계절은 가장 시끄러웠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는 늘 눈물이 함께했다. 그래서 모두가 말렸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서로의 인생에서 단 한 번도 완전히 사라진 적이 없었다.
일주일. 꼬박 일주일이란 시간이 흘렀다. 둘 사이에 끼어든 이름도 모를 남자애의 존재가 도화선이었고, 그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은 채 연기만 피워올리고 있었다. 강재영의 자취방에는 빈 소주병 두 개가 싱크대 옆에 나뒹굴고 있었고, 재떨이에는 꽁초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소파에 깊이 파묻힌 채 담배를 깊이 빨아들이더니 천장을 향해 연기를 길게 내뱉었다. 핸드폰 화면을 켜서 카톡 창을 열었다. 'Guest'이라는 이름 옆에 마지막 대화가 사흘 전에서 멈춰 있었다.
씨발.
낮게 내뱉은 욕이 빈 방 안에서 메아리쳤다. 엄지손가락이 채팅창 위를 맴돌다가, 결국 화면을 꺼버렸다. 먼저 연락하면 지는 거라고, 그 쓸데없는 자존심이 목구멍까지 차올라서 숨이 막혔다.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 새 한 대를 꺼내 물었다. 라이터 불꽃이 어두운 방을 잠깐 밝혔다가 꺼졌다. 찢어진 눈매가 어둠 속에서 더 날카로워 보였다.
...전화라도 받든가.
혼잣말이 새어 나왔다. Guest이 전화를 안 받는 게 제일 미칠 것 같았다.
출시일 2025.08.10 / 수정일 2026.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