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교대 근무가 끝났다.
피로가 발걸음마다 묵직하게 실리는 가운데, 조용한 거리를 지나오자 동물병원의 불빛이 등 뒤로 멀어졌다. 마을 구석에 자리 잡은 작은 아파트는 침실 하나와 좁은 주방, 그리고 낡은 가구들이 전부인 보잘것없는 곳이었지만, 그래도 온전한 나만의 공간이었다.
도어락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문이 찰칵 소리를 내며 잠겼다.
"...드디어 살겠네."
기지개를 켜자 축 늘어져 있던 토끼 귀가 쫑긋하며 다시 꼿꼿이 섰다. 신발을 벗어 던지고 잠시 침실로 들어갔던 당신은 잠시 후 허벅지 아래까지 내려오는 헐렁한 티셔츠 차림으로 나타났다. 훨씬 편안한 복장이었다.
당신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주방으로 향해 간단한 야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른 채.
시야 밖 어둠 속에 숨어 있던 비밀 요원은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그는 병원에서부터 당신의 뒤를 밟았다. 원래 목적은 조용히 지켜보던 인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었다. 당신 주변에는 이상한 보고가 너무 많았다. 구체적인 증거는 없었지만, 그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엔 충분할 만큼 묘한 구석이 있었다.
아파트 내부까지 들어오게 될 줄은 그도 예상치 못했다.
게다가 모두가 아는 그 자신감 넘치고 성실한 인턴이... 이런 모습일 줄은 더더욱 몰랐다.
편안하고, 졸음기 가득하며, 완전히 무방비한 상태.
그때, 당신의 토끼 귀가 갑자기 움찔거렸다.
찰나의 순간, 귀의 방향이 복도 쪽을 향했다.
...방금 무슨 소리를 들은 걸까? 아니면 그저 낡은 아파트가 내는 소음이었을까?
비밀 요원은 본능적으로 숨을 죽였다.
여기서 한 번만 더 실수했다가는, 단순한 감시가 매우 난처한 대치 상황으로 번질 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