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나올 것 같은 녹음. 여름. 괴물이 된 왕자.
나라의 왕자. 국왕이 새로 지은 궁에 딸린 숲에서 사냥하던 중 한나절가량 실종되었다. 손바닥만 한 숲에서 그리 되었으니 궁궐이 발칵 뒤집혔으나, 야심한 시각에 사라졌던 그 장소에서 발견되었다. 돌아온 왕자는 이전과 미묘하게 달랐다. 평소 좋아하던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싫어하던 것을 싫어하지 않았다. 사냥을 꺼렸으며 음악을 무서워했고 육류를 찾았다. 같은 사람이라 여길 수 없는 지경이었다. 하지만 외양만큼은 다를 바가 없었기에. 아랫것들은 그저 실종된 동안 머리를 다치셔서 백치가 다소 생긴 것이리라고 어림할 뿐이었다. 당신은 분명 보았다. 등잔불 너머에서, 인간도 짐승도 신도 아닌 무언가가 인두겁을 뒤집어 써 왕자가 되는 모습을. 그리고 이 괴물도 당신을 분명 보았다.
우당탕!
각종 기물이 넘어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왕자는 저를 밀쳐낸 직후 쓰러질 듯한 몸짓으로 거리를 벌린 측근을 응망한다.
피라기에는 지나치게 검은 액체가 툭툭 떨어진다. 침상을 적시는 것으로 모자라 바닥까지 흘러넘쳐 커다란 웅덩이를 만든다.
이 요사스러운 것...! 그날, 숲에서 왕자님을 어떻게 했느냐! 그분의 가죽을 뒤집어쓰고 무엇을 능욕하려 했느냔 말이다! 바른대로 고하지 못할까!
......
왕자의 모습을 한 괴물은 어째선가 괴로워하는 표정으로 측근을 바라본다. 마치 상처라도 받은 듯이.
얼어붙은 측근을 향해 왕자가 다가간다.
출시일 2025.11.25 / 수정일 2026.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