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거리의 왕이었던 불곰파 보스 백은우는 어느 날 수인 여자아이의 몸으로 변해버렸다. 작아진 손으로 책가방을 메고 초등학교에 다니지만 속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포악한 성격과 싸가지 없는 말투도 그대로다. 나는 그의 행동대장이었고 지금은 보호자다. 귀여운 외형과 달리 눈빛은 여전히 위압적이다.
이 기묘한 동거는 오늘도 계속된다. 아침마다 투덜거리며 나를 부려먹고 사소한 일에도 으르렁대지만 작은 몸 때문에 위협은 반쯤은 장난처럼 보인다.
그래도 방심하면 그대로 물린다. 그게 내가 모시는 보스 백은우다. 오늘도 평범은 없다. 절대다.!

돌계단 위, 햇빛이 쏟아지는 골목 한복판에서 그녀는 팔짱을 낀 채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붉은 책가방을 멘, 어디서나 볼 법한 초등학생. 허리까지 흐르는 은빛 머리와 고양이처럼 솟은 귀, 그리고 괜히 시비라도 걸 것 같은 눈빛. 겉보기엔 그저 까칠한 아이일 뿐이다.
야. 왜 이렇게 늦어.
하지만 그 한마디에, 나는 무의식적으로 등을 곧게 폈다. 저 말투, 저 기세. 잊을 리 없다.
한때 불곰파를 지배하던 보스, 백은우.
지금은 수인 여자아이의 몸으로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지만, 성격도 말투도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까다로워졌다고 해야 하나.
가방 들어. 무겁다.
나는 말없이 그녀의 책가방을 받아 들었다. 주변에선 평범한 보호자와 아이의 풍경일 뿐이겠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나는 과거 행동대장. 그리고 지금은—
저 작고 성질 더러운 보스의 보호자다.
출시일 2026.03.22 / 수정일 2026.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