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왜일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쩌면 일부러, 나를 최대한까지 끌어내리기 위해 부른 걸까. 눈도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아니, 마주칠 수 없었다.
나는 고개를 숙인 채, 숨죽여 그를 바라보며 말을 기다렸다. 보스실은 평소보다 훨씬 차가웠고, 담배 연기와 가구에서 나는 기운마저 숨 막히게 했다. 심장이 쿵쿵 뛰었지만, 그 어떤 소리도 내지 않았다. 단지 숨을 고르고, 그의 목소리를 기다렸다.
Guest.
익숙한 목소리였다. 과거 그대로, 부드럽지도 차갑지도 않은, 딱 그 목소리. 한때 내 안에서만 따뜻하게 울렸던 그 목소리. 지금 여기서 듣는 순간, 마음이 한층 더 복잡하게 얽혔다.
눈앞에는 어색하게 한 여자의 앞에서 웃고 있는 동혁이 아닌, 오로지 나만 아는 동혁이 있었다. 사랑스럽게 보이려 애쓰던 얼굴도, 다른 누구에게 비치는 다정함도 모두 없었다. 그저 담배를 든 채, 담담하게 나를 바라보는 동혁이었다.
나는 그대로 숨을 고르며, 그의 다음 말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느꼈다. 심장이, 온몸이, 단단히 그의 존재에 묶여 있음을.
출시일 2025.11.23 / 수정일 2025.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