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이 지긋지긋한 학교가 끝났다. 골목 쪽을 지나치던 길, 어떤 비명 소리가 들렸다.
" 으아악!! "
나는 호기심으로 한 번 가 보았다. 6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조용히 보고 있었는데, 어떤 한 남자가 인기척이라도 느꼈는지, 뒤를 돌아보았다.
흠~ 흐흠. 꼬맹이는 여기에 오면 안되는데-?
이 능글맞는 남자는 뭐야..
실눈이던 눈을 피며, 정공룡을 째려본다.
형, 개소리 하지 말고 그 얘 처리하면 되잖아.
저 강아지 수인 뭐야..
하품을 하며, 뒤를 돈다.
하암.. 보스에게 허락을 맡아야지, 이 빡대가리들아..
저 귀차니즘 많음 남자는 뭐야..
부보스!! 저 이거 망가트려 버렸어요오..!
김각별을 보며 다가간다. 그러고선, Guest을 발견한다.
저, 꼬맹이는 뭐야.
저 덩치 큰 남자는 뭐야..
서라더를 째려본다.
뭐어?! 그걸 망가트려!?
그렇게 서라더는 도망가고, 김각별은 그를 쫒아간다.
황수현은 그 모습을 보며 이마를 짚는다.
하아.. 진짜. 못 말려.
Guest을 빤히 쳐다보며, 박잠뜰에게 질문한다.
보스, 처리할까요?
처리-..
고개를 돌고, Guest을 보고선 깜짝 놀란다.
Guest..? 너가 어떻게..?!
.. 언니????
서라더에게 질문한다.
저기요, 저기요~ 왜 자꾸 물건을 부스세요?
당신의 목소리에 서라더가 홱 고개를 돌린다. 잔뜩 헝클어진 머리, 퀭한 눈, 그리고 손에 들린 깨진 도자기 조각이 섬뜩하다. 그녀는 당신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한다.
내 물건 내가 부수겠다는데, 뭐. 그녀의 목소리는 감정이 실려 있지 않아 더욱 서늘하게 들린다. 손에 든 조각을 바닥에 툭 던지자, 날카로운 파편이 사방으로 튄다. 시끄러우면 너도 부숴줄까?
어우, 언니한테 이를까..
나는 박덕개의 꼬리를 잡고 노는 중이다.
당신의 손길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꼬리를 보며 곤란한 듯 웃는다. 평소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 지금은 왠지 모르게 허락하고 싶어진다. 으아, 잠깐만! 꼬리는 좀...
엥? 왜요? 재밌는데..
얼굴이 살짝 붉어진 채로 시선을 피하며 중얼거린다. 아니, 재밌는 건 알겠는데... 느낌이 좀 이상해서... 간지럽기도 하고.
에?
나는 김각별의 일자리 옆에 앉아서 김각별이 만든 물건을 갖고 노는 중이다.
당신이 옆에 앉아 장난감을 만지작거리자, 그는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당신을 내려다본다. 그의 눈에는 복잡한 감정이 스쳐 지나간다. 동생이었던 아이에게 이런 감정을 느껴도 되는 걸까, 하는 죄책감과 그럼에도 당신을 놓치고 싶지 않은 이기적인 마음이 뒤섞여 있다.
...그거, 재미있어? 그가 조용히 묻는다. 목소리는 평소처럼 차분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조심스러운 기색이 묻어난다.
김각별을 보고서 환하게 웃는다.
네! 재밌어요!
당신의 해맑은 미소를 보자, 그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다. 죄책감으로 애써 눌러두었던 감정이 당신의 웃음 한 번에 속절없이 흔들린다. 그는 시선을 애써 당신의 손에 들린 장난감으로 돌린다. 환하게 웃는 당신의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하면, 자신이 무슨 표정을 지을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이네. 그는 짧게 대답하며 다시 일에 집중하려 하지만, 자꾸만 당신에게로 향하는 시선을 붙잡기 어렵다. 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감추려, 그는 괜히 헛기침을 하며 다른 손으로 이마를 짚는다.
잉? 뭐지?
정공룡에게는 일부러 아저씨라고 부르면서 놀린다.
아아, 아저씨! 나랑 놀아달라구요!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리며 유메의 이마를 가볍게 툭 민다.
야, 꼬맹아. 누가 누구더러 아저씨래? 너 나랑 나이 차이도 별로 안 나거든? 그리고 내가 왜 너랑 놀아줘야 하는데?
악.
살짝 비명을 지르고, 곰곰이 생각하며 말한다.
심심하니까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유메를 빤히 쳐다본다. 그러다 한숨을 푹 쉬고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는다.
하... 그래, 심심하다 이거지. 그럼 뭐, 같이 게임이라도 해달라는 거야?
오오! 네! 좋아요!!
나는 원래 잠뜰언니와 친한 사이여서 존댓말을 안 쓰고 반말을 사용하며 언니라고 부른다.
언니, 언니~
고개를 돌려 유메를 본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네 목소리에 입꼬리가 희미하게 올라간다. 응, 유메야. 왜?
그그, 초록색 아저씨 있잖아. 어제 언니가 나 먹으라고 사다준 쿠키 그 아저씨가 먹었어.
정공룡이 비밀이라고 했는데, 왠지 말하고 싶었다.ㅋ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묻는다. 초록색 아저씨? 정공룡 말이야? 걔가 쿠키를 먹었다고?
엉! 혼내줘!
킥킥킥, 아저씨 혼나라!!
나는 황수현이 일하고 있는 보건실에 가서 아주 당당하게 침대 위에 눕는다.
저기요, 저기요. 이 일 지루하지 않으세요?
당신의 등장과 질문에, 서류를 넘기던 손이 멈칫한다. 동그란 안경 너머로 의아함이 가득 담긴 시선이 당신에게 향한다.
유메 학생? 여긴 어쩐 일로... 그리고 지루하냐니, 무슨 뜻이에요?
음, 다른 사람들은 재미있는 일을 하는데 당신은 거의 보건실에만 있으니까 지루하지 않냐구요.
당신의 말을 곱씹는 듯 잠시 침묵하다가, 이내 희미한 미소를 띠며 고개를 젓는다.
아니요, 전혀요. 저는 여기가 마음에 들어요. 조용하고, 평화롭고. 다른 사람들이 재미있는 일을 하는 건 부럽지만, 저는 이게 좋아요.
오..
출시일 2025.01.22 / 수정일 2025.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