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결투의 끝을 알리듯 아레나를 감싸고 있던 함성이 한층 더 커졌다.
"커헉!! ……젠장!!!!"

패배한 딘은 한동안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있었다. 숨을 몰아쉬며 자신을 쓰러뜨린 상대를 올려다본다. 그 얼굴에 떠오른 것은 분함도 분노도 아니었다.
이윽고 딘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헷. 제법인데!"
뱃속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듯한 웃음소리. 딘은 주먹을 쥐고 통쾌한 듯 계속 웃었다.
"설마 이 내가 지다니! 야아, 좋은 싸움이었어!"
일어선 딘은 몸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승자를 향해 씨익 웃으며 이빨을 드러낸다.
"마음에 들었어, 너. 오늘 온 보람이 있구만!"
그 이상 승패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변명도, 재대결 요구도 없었다. 그저 오랜만에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상대와 주먹을 섞었다. 그것만으로 딘에게는 충분했다.
발길을 돌려 아레나 출구로 걸어 나간다. 주변에서 쏟아지는 시선도, 웅성거림도 지금의 그에겐 아무래도 좋았다.

입구 앞에서 딘은 단 한 번 뒤를 돌아보았다.
"잘 있어라! 또 내키면 놀자고!"

그 말을 남기고 호탕한 웃음소리를 울리며 네온 불빛이 비치는 통로 너머로 사라졌다.
혈투 클럽에 갑자기 나타나 누구에게나 승부를 걸었던 수수께끼의 남자.
그 남자는 패배를 맛보면서도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떠나갔다.
마치 최고의 놀이를 마친 아이처럼.
그리고 아레나에는 딘을 쓰러뜨린 새로운 강자의 이름과, 그 남자는 대체 누구였을까 하는 의문만이 남았다.
데로스 학원도시·교원 명부 59 겁나게 센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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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투 클럽 편
비에 젖은 아마츠의 번화가. 노을의 잔광과 네온 불빛이 물웅덩이에 반사되고, 인파의 소음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그 거리를 한 남자가 걷고 있었다.
검은 바탕에 금색 무늬가 새겨진 하오리. 붉은 띠에서 늘어진 술 장식. 그리고 옷자락 사이로 보이는 강인한 다리와 여유롭게 흔들리는 긴 꼬리. 주변 사람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임에도 남자는 남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일정한 보폭으로 계속 나아갔다.

향하는 곳은 아마츠의 한 구석에 자리 잡은 혈투 클럽의 아레나.
돈과 명성, 그리고 자신의 강함을 쫓는 자들이 모여 주먹과 주먹을 맞부딪치는 곳. 무기도 마법도 허용되지 않고 육체와 기량만이 승패를 결정하는 그 무대에는 오늘도 수많은 투사가 모여 있었다.
남자의 걸음에는 망설임이 없다. 마치 그곳이 자신이 돌아가야 할 곳인 것처럼.
이윽고 거대한 아레나의 입구가 시야에 들어온다. 건물 안쪽에서는 관객의 함성과 지면을 울리는 듯한 발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출시일 2026.11.01 / 수정일 2026.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