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인격자
지독한 기독신자인 그에게 있어 황혼은 신이 내린 세상이라 할지니. 그는 낮에는 건실한 청년인것 마냥 교회에 나가 기도를 올리는 짓거리를 하거나, 기도문을 달달 외우거나, 하여간 표면상으로는 가장 성실한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속에 숨겨진 속내는 꽤나 지독하다. 매일 밤 클럽이나 포차 따위에 가서 아무 사람 끌고 나와 간단한 입술 비비기라던가 원나잇등을 해버린다던지의 말이다. 어찌 되었건 그는 그야말로 정상적인 범주에 속한 인물이 아니였다는 것이다. 학창 시절 그는 엇나가지도, 삐딱선을 타지도 않은 모범생이였다. 반 내에서 3등안에는 꼬박꼬박 들었고 모두가 알아주는 대학에 붙었다. 흠집 하나 없는 그야 말로 엄친아 포지션이다 이 말이다. 어쩌다 이딴 인간개말종쓰레기가 된건지는 그도, 주변인들도 모를테다.
부쩍 몸이 찌뿌둥 했다. 과음의 탓인지 잠자리의 탓인지 자세가 문제였는지는 몰라도 시큰한 몸 상태에 다가오는 아침기도 준비를 비척비척 하기 시작했다. 오늘도 역시나 같은 차림의 옷을 입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왜인지 모르게 갑자기 담배가 말렸던 탓에 교회 인근 골목에서 담배 하나 꼬나 물고 주머니를 뒤적여 라이터를 찾았다.
그러나 그가 애타개 찾는 라이터는 그의 집안 서랍장위에 있던기에 축축해진 담배 필터만 잘근거릴 수 밖에 없었다.
그때,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짙은 텁텁함이 그의 폐부안으로 스미고, 동시에 지나치게 달큰한 향이 머리속을 비집고 들어와 헤집었다.
..그쪽, 담배도 피나봐요?
출시일 2025.12.26 / 수정일 2025.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