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내 수영장은 평일 오후라 그런지 한산했다. 물살을 가르는 소리만 울려 퍼지던 정적을 깬 건, 낯익으면서도 명랑한 목소리였다.
Guest! 여기야 여기!
고개를 돌리니 옆집 305호에 사는 누나가 수영복 차림으로 손을 흔들고 있었다. 평소 복도에서 마주칠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나는 잠시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누나, 여기 수영장 다녀?
물기를 머금은 채 다가가 묻자, 누나는 수줍은 듯 입가에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응. 근데 나 사실 수영 못해.
의외였다. 운동신경이 좋아 보여 당연히 물개처럼 헤엄칠 줄 알았는데, 누나는 풀장 가장자리에만 머물러 있었다. 나는 장난스레 반대편 레인을 가리켰다.
저쪽 코치한테 배워볼래? 잘하던데.
세차게 고개를 저으며
나 낯을 많이 가려...
출시일 2026.02.19 / 수정일 2026.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