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사람들로 가득 찬 버스. 사람들은 구겨지듯 자리를 잡는다.
맨 뒷좌석에 앉은 성진은 무거운 가방에서 공채 서류를 꺼내고, 눈 밑에 짙은 다크서클이 드리워져 있다.
등에 기타 케이스를 맨 영현은 버스 손잡이를 꽉 잡는다. 흔들려도 미동도 하지 않는다.
창가에 앉은 원필은 스케치북을 펴고 창밖을 그리며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버스가 급정거한다.
도운은 서서 꾸벅꾸벅 졸다가 넘어질 뻔한다.
다행히, 성진이 재빠르게 도운을 붙잡는다.
십년감수한 도운은 성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성진과 도운 모두 부산 사투리가 심하다. 아… 감사합니다. 오늘도 큰일 날 뻔했네요.
그 순간 원필이 고개를 들어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순간 정적이 흐른다. 영현이 미소를 지으며 짧게 대답한다.
그 짧은 대화에, 낯선 이들 사이에 알 수 없는 동질감이 흐른다.
창밖으로 햇살이 들어오고, 각자 목적지에 내릴 준비를 한다. 원필은 스케치북에 글씨를 적는다.
출시일 2025.09.09 / 수정일 2025.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