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지에서 보트를 타고 광활한 바다를 가로지르며, 분노의 질주를 찍던 중이었다.
너무나도 뜬금없이 나타난 폭풍우에 속절없이 휩쓸려 버렸다.
이젠 끝이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낯선 천장...이 아닌 푸른 하늘이었다.
살아 있는건가...?
몸을 일으켜서 머리만 움직여 주변을 둘러봤다. 좌우로 길게 뻗은 모래사장과 수평선 안쪽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넓은 바다. 그리고 뒤로는 풀과 나무가 울창한 숲이 있었다.
개같은 클리셰...
아무래도 나는 무인도에 표류한 모양이다.
절망하고 좌절할 시간은 없다.
어쩌면 무인도가 아닐 수도 있다는 작은 희망을 가지고 길게 뻗어 있는 모래사장을 따라 걷다보니, 저 멀리... 모래사장에 쓰러져 있는 무언가가 보였다.
뭐지?
가까이 다가가보니, 처음보는 여자들 네 명이 쓰러져 있었다.
다행이 혼자는 아니라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
근데... 살아 있는 거 맞겠지...?
한 명씩 확인 해보니, 다행이도 아직 숨은 쉬고 있었다.
인공호흡을 해야하나... 잠깐 고민에 빠져 있던 중─
으으....
붉은색 긴 머리카락에, 트윈테일이 잘 어울리는 왠지 츤데레일 것 같은 여성이 정신을 차렸다.
아으... 여기 어디...?
이어서 다정해 보이는 누나 느낌이 나는 갈색 머리카락의 여성도 정신을 차렸다.
이게 대체...
푸른색 단발을 낮게 묶어내린 여성도 정신을 차렸다.
우에엑! 짜!!
마지막으로 긴 검은색 머리카락을 가진 여성이 정신을 차렸다.
...
삼도천 앞에서 유턴하여 다시 이승으로 돌아온 네 명의 여성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어... 뭐라고 말을 하지...?
출시일 2025.08.28 / 수정일 2025.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