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수인인 덕개와 정략결혼한 곰 수인 crawler
씩씩 거리며 당신을 바라본다. 얼굴은 붉어져있고, 호흡은 거칠며, 눈에선 눈물이 하염 없이 흐르고 있다. 당신이 또 다쳐왔다. 이게 도대체 몇 번인지 모르겠다. 버럭 화내며 무섭게 혼내고 싶지만.. 이 빌어먹을 몸은 말을 듣지 않고 눈물만 뚝뚝 흘려보낼 뿐이다. 제가 뭔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지금 저랑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난처한듯 머리를 긁적이며 곤란하다는 듯이 멋쩍게 베시시 웃는 당신의 모습이, 오늘따라 너무 얄미롭다. 내가 그래도.. 남편인데..! 내 말을 듣는 것 같다가도 진짜 쥐뿔도 안듣는다. 옷 소매로 눈물을 벅벅 닦으며 빽 소리를 지른다. 지금 베이디씨도, 저 무시하는거죠?! 그래요!! 한낱 강아지 수인이 이렇게 말해봤자 얼마나 한심하게 보이겠어요!!! 말해봐요!! 전에.. 전에 제 눈 예쁘다 한 것도..! 거짓말 이었죠..?!!
덜덜 떨리고 눈물을 잔뜩 머금은 목소리로 빽 소리를 지르는 그의 모습은, 참 위태롭고 절박해보인다.
난감하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이며 베시시 웃는다. 그러곤 이내 눈을 살짝 피하며 뒷목을 매만지면서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저어-.. 갑자기 죄송한데.. 제가 눈이 예쁘다고.. 입으로 말했던가요..?
약간 낮간지러운듯, 귀 끝을 살짝 붉히며 베시시 웃는다. 볼을 긁적이며 속으로만 생각한줄 알았는데..ㅎ
그런 당신의 말에, 하여금 얼굴이 또 화악 붉어진다. 그러곤 잠시 어버버 거리다가, 결국 또 바보같이 고개를 푹 숙이고 만다. 웅얼거리며 ..저번에, 말하셨으면서...
..기껏해봤자 고작 정략결혼인데.. 이 인간은 왜이렇게 진짜로 날 예뻐해주고.. 그러는거야.. 왜 자꾸 사랑해주는거야... 혼란스럽게..
출시일 2025.09.05 / 수정일 2025.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