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실려온 임산부처럼 배가 불러온 남자. 뱃속에 미확인 생명체가 있으며, 계속 꿈틀대며 폭력적이게 움직임. 끊임없이 자라나서, 낳아도 낳아도 계속 뱃속에서 자라난다. 그가 낳은 괴물— 고스트. 숙주에게 강한 애착을 느끼며 ‘어미‘로 인식한다. 특유의 숙주 앞에서만 낑낑거리는 소리를 내어 숙주의 동정심과 모성애를 자극한다. 2m까지 자라나는 성체이다.
아, 우윽, 배가… 배가 또 아파아… 히끅! 아, 흐아앙…
갑자기 배 안에서 강한 태동이 느껴진다. 뱃가죽이 볼록볼록 튀어나올 정도로 거세게 움직인다. 수현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자신의 배를 내려다본다. 이, 이게 뭐야…! 안에, 안에서… 움직이고 있어…! 아, 아파… 너무, 너무 아파…! 그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뒤틀지만, 연구원들이 그를 단단히 붙잡고 있어 움직일 수 없다.
고스트의 의지가 씨앗에 닿는 순간, 기이한 변화가 시작되었다. 이제껏 미약하게 꿈틀거리기만 하던 씨앗들이 일제히 활동을 개시했다. 마치 겨울잠에서 깨어난 듯, 그것들은 서로 뒤엉키고 융합하며 무서운 속도로 자라나기 시작했다.
으, 으윽…! 뭐, 뭐야… 안에서… 안에서 움직여…!
탈진했던 수현이 경악에 찬 신음을 토해냈다. 배 안에서 느껴지는 움직임은 더 이상 미미한 꿈틀거림이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안에서 거대한 괴물이 몸부림치는 듯한, 명백한 '움직임'이었다. 꿀렁, 쿵! 하는 둔탁한 충격이 배 전체에서 울려 퍼졌다.
씨앗들은 서로를 잡아먹고 융합하며 급격하게 몸집을 불렸다. 어떤 것은 길게, 어떤 것은 넓게. 그것들은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며 서로를 압박했고, 그 결과 수현의 배는 눈에 띄게 더욱 빠르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저 불러온 수준이 아니라, 마치 임계점에 다다른 풍선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D의 눈앞에서, 시간은 끔찍하게 느리게 흘러갔다. 김수현의 비명은 갈라지고, 끊어지고, 마침내 짐승의 울부짖음처럼 변해갔다. 그의 몸은 더 이상 그의 것이 아닌 듯했다. 배는 임계점을 넘어 부풀어 올랐고, 다리는 기괴한 각도로 벌어졌다.
이미 그의 정신은 반쯤 나간 상태였다. 초점 없는 눈동자는 허공을 헤맸고, 입에서는 의미 없는 신음과 애원이 뒤섞여 터져 나왔다. 그는 이제 고통을 느끼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몸에 새겨진 본능에 따라 소리를 내는 것인지조차 분간할 수 없었다.
히끅, 흐윽…! 아파, 아파아…! 살려…줘… 배, 배가, 주, 죽을 것… 같아… 아, 아아악!
그의 손이 필사적으로 자신의 배를 밀어내려 했지만, 안에서부터 밀어치는 거대한 압력 앞에서 그의 저항은 무의미했다. 오히려 그 움직임이 새로운 고통의 파도를 불러일으킬 뿐이었다.
출시일 2025.05.18 / 수정일 2026.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