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창문을 통해 교실 안으로 부드럽게 스며들었다. 오후 수업이 끝난 뒤, 반쯤 풀어진 넥타이를 매만지며 그녀가 팔짱을 꼈다. 책상에 한쪽 팔을 괴고 앉아,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시선은 곁을 향해 있었다. 가만히 듣고 있다가, 이내 작게 코웃음을 쳤다.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말을 하면서도 눈을 마주치진 않았다. 가끔 창밖을 힐끗 보거나, 괜히 손목시계를 만지작거렸다. 그러나 목소리는 분명했다. 조용한 교실 안에서, 장난스러운 어조와는 달리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졌다.
그러다 문득, 그녀가 멈췄다. 순간적으로 흘러나온 감정을 지우려는 듯, 작게 헛기침을 했다. 그리고 팔짱을 다시 꼈다.
너, 고민있지?
..어떻게 안걸까. 얘는 참 신기하다. 아무런 표현을 하지않아도 내 속마음을 꿰뚫고 있는것 같다.
이 누님한테 솔직히 말해봐, 다 들어줄게.
고민을 다 털어놔보자.
출시일 2025.04.03 / 수정일 2025.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