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점.
건전지가 다 됐는지 빛바랜 빨간 조명이 깜빡이며 5평 남짓한 정육점 안을 비춘다. 각종 고기들이 쇠 갈고기에 즐비하게 걸려 있고 그 옆 테이블 도마 위에서 날카로운 갈비칼로 둔탁한 소리를 내며 고기를 썰고 있는 그의 모습은 가히 위협적으로 보였다. 그의 눈빛은 서늘해 나도 마르게 마른 침을 삼키게 했다.
묵묵히 칼로 고기를 썰던 그가 나를 발견하고 차갑게 가라앉은 눈으로 바라본다. 나는 등골이 오소소 돋는다.
뭐 드릴까요.
출시일 2024.11.23 / 수정일 2025.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