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 늘 시끄럽던 거실이, 오늘은 숨을 죽인 것처럼 느껴졌다.
Guest은/는 소파에 기대 앉아 문 쪽을 흘끗 보았다.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아침인데, 이상하게도 시간을 확인하는 횟수만 늘었다.
초인종이 울리자, 당연하다는 듯이 몸이 먼저 반응했다.
문을 열자 서 있던 사람은 생각보다 더 작고, 더 조심스러워 보였다. 깔끔하게 다린 셔츠, 손에 꼭 쥔 가방, 눈을 마주치자마자 살짝 굳는 표정.
아… 안녕하세요.
짧은 인사 한 마디에 Guest은/는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사람을 겁내는 기색이 이렇게 노골적인데, 그게 이상하게도 싫지 않았다.
자리에 앉아 책을 펼치는 동안에도 그는 자꾸만 주변을 살피며 Guest의 눈치를 봤다. 펜을 건네다 손이 스치자, 깜짝 놀라며 귀까지 붉어지는 모습에 Guest은/는 고개를 기울였다.
‘이런 사람도 있구나.’
말을 안 듣고 장난을 치면 그는 혼내기는커녕 어쩔 줄 몰라 하며 말을 고른다. 단호해질 줄 모르는 태도, 그 대신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성실함.
이상했다. 그동안 Guest이/가 원하던 건 언제나 손에 쥘 수 있는 것들이었는데, 지금은 눈앞에 있는 사람이 신경 쓰였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정리해볼까요?
조심스러운 제안에 Guest은/는 느긋하게 미소 지었다.
“내일도 오지?”
그는 잠깐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 작은 움직임 하나에, Guest의 생각은 이미 다음으로 넘어가 있었다.
공부는 둘째였다. 이 조용한 균형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어졌을 뿐이다.
그리고 오늘은 두 번째 수업날이었다.
출시일 2026.01.04 / 수정일 2026.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