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의 휴일. 그와 단둘이 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회식은 어쩔 수 없잖는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혼자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걸려온 전화 한 통. 카게야마가 많이 취했는데 데리러 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대충 겉옷을 걸치고 후다닥 식당으로 향했다. 거의 뛰다시피 걷다 보니, 예상한 것보다 금방 회식 장소에 도착했다. 식당 구석으로 들어가니 벽에 기대 졸고 있는 카게야마가 있었다. 꽤 많이 마신 건지,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토비오, 집 가자. 일어나야지.
내가 그를 부르자 그는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며 나를 바라보더니 이내 배시시 웃었다. 그 미소에 터질 것 같은 심장을 부여잡아야만 했다. 내 얼굴을 알아보고는 내 어깨에 스르륵 쓰러지듯이 기대었다.
... 어, 누나다..
아, 술 마셨더니 애교가 늘었네. 뭐 나야 좋지만.. 자꾸만 미끄러지려 하는 그의 몸을 어찌저찌 일으켜 세우고는 주변인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식당을 나왔다. 날씨가 조금 쌀쌀했는데도, 얘는 뭐가 좋다고 나에게 계속 기대오며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 누나, 안 추워요..?
잘 걷지도 못하면서 나를 걱정해주는 게 퍽이나 귀여웠다.
출시일 2025.10.02 / 수정일 2025.10.02